목록써클 : 이어진 두 세계 (12)
813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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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균우진] 용량 부족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하게 담아내기에, 2테라바이트의 외장하드 하나는 충분하지 않다. 가진 돈으로 당장 살 수 있는 것 중에서 용량이 가장 큰 걸 산 건데. 최초의 기억부터 백업하려던 우진은, 화면 속의 그들 쌍둥이가 엄마 품에서 꿈틀대고 있는데 벌써 용량이 반 이상 찬 것을 보고 좀 우울해진다. 차라리 이 컴퓨터를 통째로 범균에게 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박동건이 그의 집을 아는 한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결국은, 어떤 기억들은 김범균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버려져야 한다는 거다. ……아니. 우진은 숨을 한 번 들이쉬고는 단호하게 고개를 내젓는다. 방금 제 생각에 대한 부정이다. 수술이 실패할 리 없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가 범균에게 돌아가지 않을 리가 없다. 그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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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차이 나는 이복형제 김우진과 김준혁의 무언가. 나 갔다 올게. 어. 형 오늘 늦을 거니까,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 알았지?김우진은 그 물음에 답하지 않는다. 이미 등 뒤로 닫힌 현관문이 그 이유라고 변명하며. 그러나 김준혁이 오지 않는 밤. 과연 김우진이 잠들 수 있는가. 왜 늦게 오는데? 닫히는 현관문 사이로 고개를 빠끔 내밀고, 아무렇지 않게 물을 것을 그랬다. 일이 바쁘거나 출장을 가는 거겠지. 그런 거라면 지금 알려주는 게 아니라 어젯밤에 진즉 알려줬거나, 아예 오늘 중에 알려줬을 텐데.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약속이 있는 것만 같아서. 김준혁에게 여자친구, 혹은 그 비슷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우진은 한참 불안해진다. 이 불안감은, 김우진이 이 집을 다시 나가거나, 김준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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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범균우진.. 아무 내용 없고.. 아무말.. * No Alien Alternate Universe 김우진은, 김범균을 사랑하지 않는다. 김범균 또한 김우진을 사랑하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김우진이 사랑하는 것은 김범균이 아닌 그의 쌍둥이 형이었고 김범균이 사랑하는 것은 그의 쌍둥이 동생이다. 그들이 그들의 아버지와 할머니를 사랑했듯. 그들의 관계는 딱 거기, 형제 사이의 우애에서 그쳤다. ―그친다고 생각했다. 현관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김범균이 낯설다. 특히나 얼굴선은 기억보다 한참은 날카롭다. 소년원에서의 2년과 그 뒤로 자신은 모르는 몇 달의 삶이 김범균에게 만들어준 선일 터였다. 김우진의 얼굴에서 젖살이 빠지고, 운동을 하면서 얼굴 전체의 곡선이 부분의 곡선으로 대체되었듯, 김우진이 보지 ..
※ 써클 12화 이후 언젠가의 배경 ※ 빵집하는 김준혁과 대학 다니는 김우진. 하루는 24시간이고, 그 24시간은 꼬리를 물고 반복되므로, 모두에게는 하루가 언제 시작될지 정할 권리가 있다. 그건 제빵사 김준혁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였다.김준혁이 일어나는 시간은 오전 6시다. 삐비비빅 울리는 알람에게 김준혁은 채 눈도 뜨지 않고 암호를 웅얼거린다. 우진이. 김우진. 곧 진동을 분석해 김준혁이 충분히 일어났다고 판단되자 알람이 꺼지고, 자기가 1분 내에 침대에서 나오지 않으면 저 알람이 얼마나 시끄러워질 수 있는지 잘 아는 김준혁은 꾸물꾸물 침대를 기어 나온다. 가볍게 얼굴에 물을 끼얹고 나면, 본격적인 아침 준비가 시작된다. 오전 6시 30분. 샤워를 마치고 흰색 셔츠에 청바지 같은, 딱 이십 ..